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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마 초드론 (Pema Chodron)

1936년 뉴욕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UCLA에서 영문학과 초등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그 후 교사와 주부로 평범하게 살다 첫 번째 결혼이 파경을 맞으면서 인생의 전기를 맞았습니다. 이혼 후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 초감 트룽파 (Chogyam Trungpa)의 메시지를 접하고 그의 수제자가 됐습니다. 출가 후 티베트 불교계의 대표적인 여성 승려이자 금강승 수행을 완성한 최초의 미국인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특히 불교와 명상의 지혜를 편안하고 현실감 있게 전달해 '마음 전문가'로 명성이 높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는 정신적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현재 서구인들을 위해 최초로 설립된 티베트 불교 사원인 감포 사원 'Gampo Abbey'의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도피하지 않는 지혜(Wisdom of No Escape)] [지금 있는 곳에서 시작하라(Start Where You Are)] [당신을 두렵게 하는 곳(The Place That Scare You)] 등이 있습니다.

 

 

절망의 순간, 우리가 깨우쳐야 할 지혜

날카로운 창끝에 몸을 기대라!

달라이 라마의 금언 하나 쯤은 간단히 읊을 수 있고, 불교 서적에 친숙한 독자라도 페마 초드론은 낯선 이름입니다. 하지만 티베트 불교에서 몇 안 되는 비구니이며 금강승 수행을 완승한 최초의 미국인 승려 페마 초드론은, 이미 서구에서는 확고하게 입지를 구축한 영적 스승이자 마음 지도자입니다. 그의 이름 앞에 "달라이 라마와 틱낫한을 잇는 최고의 스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은 지 오래입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원제 When Things Fall Apart)는 초드론 최고의 역작으로, 불안, 두려움, 절망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죽비로 내려치는 듯한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절망의 순간, 우리가 깨우쳐야할 지혜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는 초드론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던 10여 년 동안의 강연을 묶어낸 책입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것 같은 절망의 순간, 우리가 깨우쳐야할 지혜를 설파하는 이 책의 주제는 한 마디로, '현재에 충실하고, 늘 깨달은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붓다라는 이름에 "깨달은 자"라는 의미가 포함됐음을 감안한다면 승려인 그가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설법은 단순한 강연을 넘어 현실적이고 예리합니다. 삶을 냉정하게 관통합니다. 모든 상식을 뒤엎습니다.

깨어있는 삶을 위해 초드론이 제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희망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삶의 맨 얼굴과 직면하는 것. 이를 위한 그의 첫 번째 가르침은 '두려움과 친하라' 입니다. 그러면서 초드론은 두려움을 대하는 현대인들의 습성을 명쾌하게 파헤칩니다.

초드론이 보기에 현대인들은 두려움을 피하거나 맞서야 할 대상으로만 여깁니다. 때문에 두려움을 느낄 때 기분전환을 하거나 약을 먹는 등 두려움을 떨치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초드론에게 두려움이란 피하거나 맞서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해하고 친근하게 여기며, 똑바로 쳐다봐야할 '친구'입니다. 그는 두려움에 대한 이러한 태도를 자신의 스승인 초감 트룽파의 가르침을 빌려 "날카로운 창끝에 몸을 기대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자신을 위협하는 대상을 피하지 말고 다가가, 삶의 실체를 깨달으라는 것입니다.

희망을 포기할 때 열리는 진짜배기 삶

'희망 없이 살라'는 가르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행복 전도사'를 자처한 현대의 구루들은, 삶의 막다른 곳에서 희망을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것만이 절망을 헤쳐 나갈 유일한 수단이자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희망이 정말 우리 삶을 구원해줄 수 있을까요? 초드론은 도리어 이런 '희망중독증'을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초드론에 따르면 희망이 존재하는 세계는 끊임없는 불편과 불안, 고통을 초래합니다. 우리가 TV 채널, 집안의 인테리어나 음악을 수시로 바꾸는 이유는 그에 걸맞은 대처법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초드론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결코 스스로를 편안히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충고합니다. 희망을 포기하는 자세야말로 진정한 긍정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초드론을 염세주의자나 회의주의자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초드론은 인간과 삶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가 '자비'를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삶을 직시하다보면 죄의식과 괴로움, 불편함과 마주하기 마련입니다. 그 과정에서 자칫 스스로를 비하하기가 십상인데, 초드론은 그럴 때야말로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자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비를 베푸는 순간 인간적인 성숙은 물론 삶의 성숙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날카로운 창끝에 온몸을 기대라

1997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는 언론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초드론의 명성을 드높였습니다. 퍼블리셔즈 위클리는 "어디에도 필적할 수 없는 훌륭한 작품"이라며 높이 평가했습니다. 또한 160여개에 달하는 진중한 아마존 서평은 이 책이 실제 삶을 외면한 '지식인'의 지적 유희가 아님을 증명해주었습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워커(Alice Malsenior Waker)는 "나는 초드론에게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배웠습니다. 이 책이야말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절실한 가르침"이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는 삶이 혼란스럽고 힘들 때, 불안과 두려움에 휩쓸려 방향을 잃었을 때, 온갖 것들로부터 달아나고 싶을 때 꼭 읽어봐야 할 최고의 명상에세이입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 두려움에 휩쓸리거나 헛된 희망을 품지 말고 "날카로운 창끝에 기대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 머리말 / 창끝에 몸을 기대라

하나 두려움과 친하라

둘 모든 것을 놓아라

셋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여라

넷 있는 그대로 편안하라

다섯 세 가지 꿈에서 깨어나라

여섯 스스로를 공격하지 마라

일곱 희망 없이 살아라

여덟 칭찬에도 비난에도 휘둘리지 마라

아홉 고요한 외로움을 벗 삼아라

열 끝없는 호기심으로 삶을 보라

열하나 화살을 꽃으로 바꾸어라

열둘 정직하고 또 자비로워라

열셋 비난을 멈춰라

열넷 연민으로 고통을 마셔라

열다섯 자애로 행복을 내보내라

열여섯 평화로 나아가라

열일곱 내 의견에 취하지 마라

열여덟 가슴으로 이해하라

열아홉 독을 약으로 삼아라

스물 지금 바로 시작하라

스물하나 '나'를 완전한 존재로 인식하라

스물둘 목표가 과정임을 알아차려라

- 옮긴이의 말 /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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